솔직해서 평가받는 마키아밸리의 『군주론』
⭐⭐⭐⭐ 아부(?)와 충성심 사이에서 솔직한 마케아벨리의 가르침
독서 난이도 ⭐⭐⭐⭐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많은 시사점을 알 수 있는 책
주제 친밀도 ⭐⭐⭐⭐ 중세 유럽의 역사/정치/문화적인 배경지식이 필수
가독성 ⭐⭐ 여러 함의를 가진 문장이 많고 상황을 고려하여 읽어야 하는 어려운 책
추천 ⭐⭐⭐⭐ 권장하고 싶긴 하나, 아는 만큼 보이는 책

서평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상황과 솔직함이 현대인의 코드와 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고 인색한 군주가 되라고 대놓고 말하는 저자들이 얼마나 될까?
현대에서도 이런 저자가 많지 않은데 중세 때는 더욱 그러했을 듯합니다
군주론은 여러 가지 해석이 들어간 책들이 시중에 나와있습니다
다만 제가 읽은 책은 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썼으며, 신생국가나 상비군에 대해 중점을 두고 설명을 했는지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알고 읽는 게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책을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있는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먼저 읽고 1장으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기를 추천드립니다
가장 인상 깊은 글귀
운명이란 모든 인간사의 반만 주재할 뿐이며, 나머지 반—혹 그보다 더 작은 부분일지 모릅니다—은 우리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운명을 범람하는 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격류는 한번 노하면 들로 범람하여 나무나 집을 쓸어가 버리고 이쪽의 땅을 여기저기 휘몰아 가므로 사람들은 이를 막을 도리가 없어 줄도망을 치며 그 소용돌이치는 물결의 분노 앞에 드디어 무릎을 꿇게 됩니다. 강물은 이와 같이 파괴적이기는 하지만 날씨가 일단 평온해졌을 때 제방을 쌓아 예방함으로써 다시 홍수가 일어나더라도 물줄기가 운하로 흐르게 해 강물의 사나운 위세가 멋대로 파괴 행위를 일삼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운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운명은 방어할 힘이 미약한 곳에서 그 위세를 떨치며, 자기를 제지하지 못할 둑이나 수문이 없는 곳으로 침범합니다. 격변의 중심지이자 발상지이기도 한 이탈리아에 눈을 돌려 잘 관찰해 보면, 그곳은 이를테면 제방도 피난처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허허벌판과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가 만일 독일, 스페인, 프랑스처럼 자기 힘으로 능히 방위할 수 있었다면, 이 홍수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거나 홍수 자체가 일어났을 리가 없습니다.
추천대상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 (특히 역사)
중세 유럽에 대한 시대적 배경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
주목할만한 문장들
우리는 상호 경쟁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지혜에 의한 방법이고, 둘째는 힘에 의한 방법이다. 전자는 인간 본래의 것이고 후자는 짐승에 속한 것이다. 그러나 첫째의 방법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둘째의 방법에 의존할 경우가 있다. 군주가 짐승의 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경우에는 여우와 사자를 택해야 한다. 사자는 함정에 대하여 속수무책이며 여우는 늑대에 대하여 손을 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고, 늑대를 쫓아 버리기 위해서는 사자가 되어야 한다.
의사들이 소모열에 대해 말하는 바와 같이 초기에는 병명을 진단하기는 어려워도 치료가 쉽지만, 시간이 지나 병이 진행되면 진단을 내리기는 쉬워도 치료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이는 현명한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장차 닥쳐올 재난을 미리 알아내면 쉽게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주 자신이 깨닫지 못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아볼 만큼 일이 밀려온 뒤에는 속수무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로마인은 사태를 예측하고 곧 대책을 세웠으며, 전쟁을 피하려는 속셈으로 문제의 발생을 방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은 불가피한 일이며, 이를 회피하는 것은 적에게 이익을 주는 일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항상 남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게 마련이며 그들의 행위를 본받게 되지만, 선인들의 길을 그대로 고수해 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본받으려는 그 위대한 능력에 미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지각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위대한 인물의 뒤를 따라야 하고, 한편 그들에게서 나온 것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흉내라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능숙하게 활을 쏘는 사람처럼 그가 겨누고 있는 과녁이 너무 멀어 화살이 거기까지 못 미칠 것 같으면, 그 표적보다 훨씬 높은 곳을 겨냥해서 자신의 능력과 화살의 기능을 능가하여 표적을 꿰뚫는 것과 같습니다.
유능하고 용감한 군주라면 신하들에게 지금 견디고 있는 재난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희망을 북돋아 주고, 더불어 적의 복수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시킬 것입니다. 한편 위험인물로 보이는 신하에게서 자신을 보호하는 계책을 강구해 두면, 그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즉 자기 군대를 갖고 있지 못한 군주는 나라의 안전을 도모할 수 없으며, 따라서 일단 역경에 처하면 스스로 방위할 힘이 없어 요행을 바라게 됩니다. ‘자기 힘에서 비롯되지 않은 권세와 명성만큼 미덥지 못하고 허망한 것은 없다’는 격언 48은 선현이 언제나 길을 밝혀 준 말입니다.
48 타키투스의 말
무릇 군주 된 자 누구라도 백성들의 고혈을 짜지 않고 방위 태세를 튼튼히 갖추기 위해서는 인색하다는 말을 기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에게 궁색하게 되었다는 멸시를 사지 않고, 남의 것을 수탈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통치자의 지위를 보전케 만드는 것은 악덕의 하나로 간주되는 인색함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카이사르가 그 선심 덕분에 로마제국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으며, 이 밖에도 인품이 너그럽다는 이유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 많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자 합니다. 그가 이미 군주의 지위에 있는가, 아니면 그 지위에 오르려고 하는가에 대하여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전자의 경우에 후하다면 위험천만한 일이며, 후자의 경우에는 부득이 남들에게 생색을 낸 것뿐입니다. 카이사르는 로마의 주권을 손에 넣으려고 한 사람이지만, 그가 만일 주권을 잡은 뒤에 오랫동안 생존하여 낭비를 중단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제국은 멸망해 버렸을 것입니다.
인간은 대체로 배은망덕을 예사로 하며 변덕과 거짓이 많고 비겁하고 인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군주가 그들에게 소중한 존재일 경우에는 군주의 충실한 신하로서 재물이나 목숨 심지어 자식까지도 바치려 할 테지만, 그것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실제로 자기희생이 필요하지 않을 때의 일입니다. 막상 그런 희생이 필요하게 되면 저마다 군주에게서 등을 돌리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말을 곧이듣고 경계를 게을리하는 군주는 파멸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위대하고 숭고한 정신에 의거하지 않고, 이해관계에 따라 사귀는 우정은 그 대가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해도 유사시에는 쓸모가 없어집니다. 인간은 자기가 두려워하는 자보다 사랑하는 자를 해치는 데 덜 주저합니다. 애정은 의리의 사슬에 매여 있는 것인데 인간의 본성은 악하므로 경우에 따라서 언제든지 이를 끊어 버립니다. 반대로 두려움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형벌이라는 공포에 의하여 지탱되므로 효과적입니다.
우리는 싸움에 두 가지 방법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는 법에 의한 방법이고 둘째는 힘에 의한 방법입니다. 전자는 인간에게 합당한 것이고, 후자는 짐승에 합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첫째 방법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둘째 방법에 의존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군주는 이 인간의 방법과 짐승의 방법을 잘 분별해서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옛 성현들이 비유로 군주에게 충고하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옛날의 많은 군주들은 반인반수인 케이론에 의해 양육되면서 교육받았다고 합니다. 반인반수를 스승으로 모셨다는 것은, 다름 아니라 군주가 이 두 가지 본성을 잘 분간할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아킬레우스 같은 영웅도 처음에는 이 반인반수에게서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케이론은 켄타우로스 족으로 그 가운데 가장 현명한 인물로 이름을 떨쳤으며 의술, 음악, 무술 등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러므로 군주가 짐승의 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경우에는 여우와 사자를 택해야 합니다. 사자는 함정에 속수무책이며 여우는 늑대에게 두 손 들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고, 늑대를 쫓아 버리기 위해서는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자처럼만 행동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지 못합니다. 신의를 지키는 일이 해롭거나 약속을 이행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졌을 때에는 신의를 지킬 수도 없고 또 지킬 필요도 없다는 것을, 사려 깊은 군주는 잘 분별합니다.
운명이란 모든 인간사의 반만 주재할 뿐이며, 나머지 반—혹 그보다 더 작은 부분일지 모릅니다—은 우리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운명을 범람하는 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격류는 한번 노하면 들로 범람하여 나무나 집을 쓸어가 버리고 이쪽의 땅을 여기저기 휘몰아 가므로 사람들은 이를 막을 도리가 없어 줄도망을 치며 그 소용돌이치는 물결의 분노 앞에 드디어 무릎을 꿇게 됩니다. 강물은 이와 같이 파괴적이기는 하지만 날씨가 일단 평온해졌을 때 제방을 쌓아 예방함으로써 다시 홍수가 일어나더라도 물줄기가 운하로 흐르게 해 강물의 사나운 위세가 멋대로 파괴 행위를 일삼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운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운명은 방어할 힘이 미약한 곳에서 그 위세를 떨치며, 자기를 제지하지 못할 둑이나 수문이 없는 곳으로 침범합니다. 격변의 중심지이자 발상지이기도 한 이탈리아에 눈을 돌려 잘 관찰해 보면, 그곳은 이를테면 제방도 피난처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허허벌판과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가 만일 독일, 스페인, 프랑스처럼 자기 힘으로 능히 방위할 수 있었다면, 이 홍수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거나 홍수 자체가 일어났을 리가 없습니다.
참고
군주론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책 내용도 있지만 아래 유튜브 링크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